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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기

첫 자동차 접촉사고

by 붐샤 2020. 9. 11.

2015년 면허를 취득 후 어언 무사고 6년차 드라이버였다.

혼자서 경주도 가고, 강원도 여행도 다니고 나름 운전실력 자신있는 편이었다.

근데 안타깝게도 어제 2020년 9월 10일 나의 무사고 기록은 접촉사고와 함께 깨져버렸다..

아침에 연구실 출근하는 길에 캠퍼스 내에서 직진차로에 있던 내차와
옆길에서 좌회전하는 차 사이의 접촉사고가 일어난 것이다.

 

사고 경위

아무래도 내가 직진 차선이라 우위에 있다고 판단 차가 있는 걸 봤지만

멈추겠지 하고 클락션 안울리고 먼저 지나갔다.

 

그렇게 내가 무사히 지나갔다고 생각할 무렵

끼긱 소리와 함께 약간의 충격이 왔고,, 난 바로 '아.. 사고가 났구나' 싶었다.

 

사고처리를 현장에서 하기엔 일정에 늦을 것 같아 빨리 처리해야할 것 같고,

첫 사고라 당황하기도 해서 어리바리, 횡설 수설 남발

 

평소 유튜브로 '블랙박스' 사고 관련 영상을 즐겨보는 나로써

보면서 나는 사고가 나면 대응을 잘 할 줄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한참 전부터 문제가 있었던 블랙박스는 자기 맘대로 켜졌다 꺼졌다 그러더니

정작 사고날때 꺼져있어서 사고 장면이 녹화되지 않았고

 

내려서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일정에 늦은 것만 생각하다보니까

눈으로만 내 차와 상대방 차량 긁힌 부분을 체크했다.

 

상대방 차량 운전자는 어림잡아 50대 정도로 보이는 중년 남성이었다.

 

서로 일정이 바빴기에 현장에서 연락처만 주고 받고

처리 어떻게 할 것인지 통화로 결정하기로 하였다.


일정을 먼저 끝내놓고서야 차량을 살펴볼 수 있었다.

내 스타렉스는 좌측 뒷부분이 긁혔는데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총 3개의 판에 걸쳐서 긁혔다.

(사진상 붉은 라이트 밑에 깨진 부분은 예전에 깨진 것)

 

상대방차 앞범퍼가 닿아 내 차를 긁힌 거여서

다행히 크게 차가 찌그러진 건 아니었고, 다치지도 않았다.

 

일단 이 차는 아버지 차였기에 바로 전화해서 상황을 설명했다.

 

계단을 오르며 전화 중이어서 숨이 찼는데

아빠는 내가 사고로 당황해서 숨을 헐떡이는 줄 알고

'일단 숨쉬고, 편안하게, 숨쉬어' 이래서 웃겨죽는 줄 알았다

 

일단 아빠도 뭐 크게 찌그러진 거 아니면 부분 도색하는 방향으로 하자고 하셨고, 이에 나도 동의하고 상대방측에 내 의사를 전달했다.

 


여기서 살짝 화가 난 포인트가 있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서 생각해보면 사고 나자마자 처리에 대해 잠시 대화를 나눴을때

'각자 자기차 수리하는 거나 보험처리 하자' 라고 했다.

 

비록 유튜브로 얻은 얇팍한 지식일지라도 이번 사고에서 나는 과실이 없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부딪힌 부위가 실제 사고 부분보다 더 앞쪽 그러니까 옆문쪽이었다면

내가 무리하게 진행했다고 볼 수 있겠지만

 

내 차가 거의 지나갔을 무렵 상대방 차량이 거리 계산을 잘 못했거나 전방주시를 소홀히 했거나

여튼 난 그 차가 내 차 보내고 나오는구나 생각하고 이미 진행하고 있는데 사고가 발생한거라서 무과실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통화로 내가 당연히 그쪽에서 내차 보험처리까지 해줘야 한다는 식으로 말했더니

'당신도 과실이 없지는 않을 것 같다. 신호등 없는 도로이고, 내 차선이 좌회전 가능한 차선이니까. 내가 100%인 것처럼 말하지 말아라. 보험처리 해서 서로 좋은 것 없을 것 같은데 각자하자'는 둥 이런 뉘앙스로 말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러다가 '어차피 이 차는 회사차라 보험처리 할건데...보험처리 해도 상관은 없다'

(근데 보험처리 안했으면 하는 뉘앙스가 풍김, 물론 말투는 상당히 공손한 편이셨다. 나도 마찬가지였고)

 

그럼에도 난 무과실을 주장하고 그냥 보험처리하고 사고 경위 조사하고 과실 따지자 이렇게 나가니까

그쪽에서 갑자기 그럼 '얼마를 주면 보험처리 없이 그냥 합의해주겠냐'고 이렇게 말을 바꾸셨다.

 

그래서 난 일단 개략 견적 확인하고 연락드리겠다 하고 아는 공업사 통해서 개략 40-50만원정도라고 확인하고

그렇게 말하니 그쪽에서 '그럼 그냥 보험처리하는 걸로 하자' 해서 일단 각자 보험회사에 사고접수를 했다.

(그쪽에서 생각한 금액보다 수리비가 컸나보다)


 

현대해상에 접수 후 점심시간에 사고경위조사해주시는 담당자분이 현장에 나오셔서 사고 경위, 차량 파손 부위 등등을 사진 찍고 조사해주셨다. 그리고 이후에 이 자료는 보험처리 진행해주실 다른 담당자분께 자료를 넘긴다고 하셨다.

 

보험사 관련해서 전화하실 때마다 으레 하시는 말이겠지만

'사고 나셨는데 많이 놀라셨죠?', '어디 다치신 곳은 없으신가요?' 등 등의 말들이

괜히 나를 생각해주는 것같아서 살짝 감동(?) 받았었다 ㅎㅎ

 

이후에 상대방측도 보험회사에서 현장에 나와 조사를 했다.

둘다 보험회사가 현대해상이라 우리측, 상대방측 현장조사자분들이 서로 이야기를 하시고

 

결론은 나는 무과실, 상대방 100%로 처리하는 대신 대인 없이 대물처리로만 하기로 했다.

 

차량을 수리하는데에는 2일 정도가 소요될 예정이라고 했고, 공장에 들어갔다 나와야한다며

픽업기사가 차량있는 곳에 와서 차량 가져갈거라고 했고, 1시간 이내로 기사님 방문하셔서 차량을 인수해갔다.

 

또 그 기간동안 렌트카를 타실거냐고 물어봤는데, 그동안은 자전거를 타고 다닐 생각으로 필요없다 하니까

그럼 그 기간동안 교통비 계좌로 보내주신다고 하셨다. (괜히 꽁돈 생긴 느낌?)

교통비는 차량 소유주 계좌로 보내주고, 스타렉스 기준 1일 4만 5천원 지원 나올 거라고 했다.

 

사고 처리가 처음이었는데 보험회사 관련해서 정말 여러군데에서 전화가 와서 정신이 없었다

일단 사고접수 후 담당자분, 사고현장 조사 담당자분, 교통비 지원 관련 담당자분, 차량 수리 공업소 담당자분,

픽업기사님 등등 그래도 일사천리로 일이 진행되었다.

 

오전 8시 40분에 사고가 났고, 보험 처리하고 차량이 공장에 들어가고 나니 오후 1시 40분경이 되었다.


이래서 보험이 필요하구나를 느낀 순간이었고, 진짜 보험회사 분들이 내편이라는 걸 느꼈던 날이었다.

 

또한 이게 하나의 경험이 되었고, 그럴일없으면 하지만 다음 사고에서는 사고 현장 사진을 바로 찍고, 영리하게 처리하고

문제의 블랙박스도 고치고, 운전할때 항상 여유있게 양보를 실천해야겠다 생각했다.

 

사고는 순간이었고, 상황에 따라 돈과 생명이 왔다갔다 하는 운전, 조금 더 신중하고 긴장하며 운전해야겠다.

 

나의 스타렉스가 얼른 깔끔하게 수리 마치고 돌아오길 기원하며 이만 글을 마치고자 한다..